티스토리 뷰

목차


    처음부터 캠핑을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오히려 예전에는 캠핑이라는 취미가 조금 번거롭게 느껴졌다. 집에서 편하게 쉬면 되는데 굳이 짐을 챙기고, 텐트를 치고, 밖에서 자는 일이 왜 좋은지 잘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일상이 조금 답답하게 느껴졌다.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고, 하루 종일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보고, 집에 돌아오면 또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보다가 잠드는 날들이 반복됐다. 특별히 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마음 한쪽이 계속 무겁게 가라앉는 느낌이 있었다.

    답답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고 싶었다

    캠핑을 시작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실 거창하지 않다. 그냥 잠깐이라도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풍경을 보고, 비슷한 하루를 보내다 보니 어디든 좋으니 조금 다른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처음에는 여행을 갈까도 생각했지만 멀리 떠나는 여행은 준비할 것도 많고 비용도 부담스러웠다. 그러다 우연히 캠핑 영상을 보게 됐다. 조용한 숲속에서 의자 하나 펼쳐 놓고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에 남았다.

    처음엔 장비보다 분위기에 끌렸다

    솔직히 처음에는 캠핑 장비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다. 텐트 종류도 모르고, 타프가 뭔지도 몰랐다. 캠핑 의자와 일반 접이식 의자가 뭐가 다른지도 잘 몰랐다.

    그런데 캠핑을 검색하다 보니 장비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분위기였다. 해가 질 무렵 켜지는 랜턴 불빛, 나무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조용히 끓는 커피, 불멍을 하며 앉아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

    첫 캠핑은 생각보다 서툴렀다

    처음 캠핑을 갔던 날은 지금 생각해도 조금 웃음이 난다. 텐트 설치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가져간 짐은 필요한 것보다 많았다. 정작 꼭 필요한 물건은 빠뜨리고, 별로 쓰지 않는 물건만 잔뜩 챙겨 간 느낌이었다.

    밥을 해 먹는 것도 쉽지 않았다. 집에서는 금방 할 수 있는 음식도 밖에서는 시간이 더 걸렸다. 바람 때문에 불 조절이 어려웠고, 작은 물건 하나 찾으려고 가방을 몇 번이나 뒤적였다.

    그래도 이상하게 그날의 불편함이 싫지만은 않았다. 조금 서툴고 정신없었지만, 집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묘한 여유가 있었다.

    가만히 앉아 있는 시간이 좋았다

    캠핑장에서 가장 좋았던 순간은 특별한 무언가를 했을 때가 아니었다. 그냥 의자에 앉아 멍하니 주변을 바라보던 시간이 가장 기억에 남았다.

    평소에는 쉬는 시간에도 스마트폰을 계속 보게 되는데, 캠핑장에서는 이상하게 화면을 덜 보게 됐다. 바람 소리, 새소리, 사람들 웃음소리 같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귀에 들어왔다.

    그때 처음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쉬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쉬어본 적이 별로 없었구나.

    캠핑이 취미가 된 이유

    그 이후로 캠핑은 나에게 단순한 야외 활동이 아니라 일상에서 잠시 빠져나오는 방법이 됐다. 매번 완벽한 캠핑을 하는 건 아니다. 비가 오기도 하고, 짐을 빠뜨리기도 하고, 생각보다 피곤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캠핑을 가고 싶어지는 이유는 분명하다. 자연 속에서 보내는 하루가 생각보다 마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캠핑을 시작하고 나서 장비도 하나씩 늘었고, 캠핑장 고르는 기준도 생겼다. 하지만 가장 크게 달라진 건 쉬는 방식이었다. 예전에는 쉬는 날에도 무언가를 계속 해야 할 것 같았는데, 이제는 그냥 조용히 앉아 있는 시간도 충분히 괜찮다는 걸 알게 됐다.

    마무리

    캠핑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대단한 도전이나 특별한 이유가 아니었다. 그냥 조금 지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자연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

    처음에는 낯설고 서툴렀지만, 지금은 그 서툰 과정마저 캠핑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조금 불편해도 괜찮다. 오히려 그런 불편함 덕분에 일상에서 잊고 있던 여유를 다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앞으로도 종종 캠핑을 떠날 것 같다. 멀리 가지 않아도 좋고, 특별한 계획이 없어도 좋다. 의자 하나 펼쳐 놓고 조용히 앉아 있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